영화 및 드라마 / / 2022. 12. 23. 02:00

지친 현대인들을 위한 위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기본 정보

웹드라마로 OTT 채널 중 하나였던 지니 TV를 통해 공개됐다. 하지만 지니 TV와 티빙의 합병으로 12월부터 티빙을 통해 볼 수 있다. 총 12부작으로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제작 초기에는 썸머 스트라이크라는 가제로 알려졌으나, 원작과 같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로 최종 확정되었다. 하지만 영어 제목은 Summer Strike라고 한다.

 

쳇바퀴 같은 도시에서 벗어나 시골로

악몽에서 깨어난 여름(김설현 분). 매번 죽을 듯이 달려 도착한 곳은 학교일 때도, 회사일 때도, 수능 시험장 일 때도 있다. 장소는 다르지만 끝은 언제나 똑같다. 닫힌 문 앞에 나 혼자 버려져 있는 꿈이다. 출근한 여름은 발표를 준비하던 중, 새로 부임한 사장님의 취향에 맞는 음료를 준비하지 못해 급히 사러 나간다. 하지만 돌아온 그녀를 반기는 건, 커피 얘기를 꺼냈던 직장 동료가 자신이 준비한 자료를 대신 발표해 모든 성과를 가로채고 있는 장면이었다. 그날 저녁, 남자 친구를 만나 자신이 당했던 이야기를 해주자 남자 친구는 오히려 여름의 태도를 지적한다. 그리고 자기 전, 남자 친구는 시간을 갖자는 사실상 이별 통보를 하게 된다. 여전히 직장 내 괴롭힘은 계속되는 상황에서, 여름은 어머니의 부고 소식을 듣고 무너진다. 장례식을 치르고 돌아온 여름을 기다리는 건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보내주신 반찬과 쪽지 한 장. 여전히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는 일상을 보내던 여름은 출근 중 문제가 생겨 지각을 할 상황에 놓였다. 지각 보고 중 벚꽃 잎이 흩날리던 모습을 보게 되었고 충동적으로 퇴사를 결심한다. 여름의 퇴사 결심에 자신의 치부가 들킬까 두려웠던 팀장은 여름을 회유하려 하지만 실패한다. 그동안 남에게 피해 주지 않으려고 악착같이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누구보다 자신을 욕했던 이는 자신이었다고 깨닫는다.

퇴사 후, 여름은 시골로 향한다. 집을 알아보기 위해 중개인과 돌아다니지만 마땅한 집이 없다. 그러던 중 비어있는 당구장을 소개받는다. 중개인이 자리 비운 사이 혼자 옥상으로 향한 여름은 주변 풍경에 빠져 든다. 하지만 그 당구장은 이미 매매 계약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중개인의 설득에 넘어간 주인은 여름과 계약하기로 한다.

여름이 부동산을 찾아가기 전 마을 도서관에 들린다. 거기서 사서인 대범(임시완 분)을 만난다. 그는 수줍음이 많아 여름의 질문에 제때 답을 하지는 못했지만 부동산 약도를 그려 따로 챙겨주었다. 부동산 계약 다음 날, 대낮부터 술에 취한 여름은 도서관으로 향한다. 이후 필름이 끊긴 상태에서 도서관에 잠든다. 이상하게 대범과 자주 얽히는 여름이다.

여름은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시골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녀를 기다리는 건 마을 사람들의 텃세다. 특히, 그녀가 오게 되며 건물을 계약하지 못하게 된 부부와 그들에게 건물을 팔려고 했던 건물주의 아들 성민에게 그녀는 눈엣가시다. 설상가상으로 그녀는 술에 취해 전 재산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렇지만 그녀를 마냥 싫어하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다. 앞으로 그녀의 시골 생활은 어떻게 펼쳐질까?

 

 

일상에 지친 우리를 위로해 주는 대사들

- 서울과 반대편으로 가는 평일 오전의 지하철은 같은 세계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한산하고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어쩌면 인생도 이렇지 않을까? 남들과 다른 반대쪽을 향해 가면 좀 더 한산하고 좀 더 조용하고 평화롭지 않을까?

- 월급 238만 원. 그동안 나의 시간과 맞바꿔온 것이다. 이제 나는 그 시간을 오롯이 나를 위해 쓰기로 한다.

- 나를 가장 심하게 욕했던 것은 나였다.

- 그래, 여기선 남 눈치 보지 말고 살자. 내 뜻대로.

- 지금은 남 말고 저랑 친해지는 중이에요.

- 멀어질 사람은 그냥 멀어지라 그래. 미워할 사람은 그냥 미워하라 그래.

 

1회의 여름을 보면 참 답답한 점이 많다. 부당한 대우를 겪으면서도 묵묵히 참고, 나서지 않고, 그냥 조용히 열심히 산다. 하지만 그 답답한 모습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수많은 직장인들의 모습이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렇게 일상에 지쳐가는 우리에게 홀연히 사표를 쓰고 떠난 여름과 어딘가 아픔이 있는 대범의 만남이 작은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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