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및 드라마 / / 2022. 12. 10. 12:00

시그널, 더 이상 상처받는 가족이 없기를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무전기

2000년 7월, 경기도 소재의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김윤정이 사라진다. 같은 반이었던 어린 박해영은 김윤정이 사라진 날, 한 여인과 함께 가는 것을 목격한다. 자신이 본 사람이 아닌 다른 이가 용의자로 지목된 것을 보고 경찰서에 찾아가지만 누구도 그의 증언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결국 김윤정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다. 이후, 사건은 미제로 남고 15년이 흐른다. 15년 후, 경찰이 된 박해영(이제훈 분)은 경찰서에서 나오는 길에 폐기 처분된 배터리 빠진 무전기를 통해서 이재한(조진웅 분)이라는 경찰과 교신하게 된다. 이를 통해 선일 정신병원 건물 뒤편 하수구에 김윤정 사건의 용의자 사체가 있다는 것을 전해 듣게 되고, 실제로 그 장소에 가서 사체를 발견하게 된다. 이후, 김윤정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공소시효 만료 전 진범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공소시효 20분 남기고 진범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를 체포하지만, 시간 안에 자백을 받아내지 못하고 그동안 용의자로 여겨졌던 서형준 살인 사건에 대해서만 법정에 송치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사회적으로 공소시효 문제가 불거졌고, 강력범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폐지와 함께 장기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꾸려지게 된다. 이후 박해영과 이재한은 무전기를 통해 장기미제사건을 풀어나가게 되고, 세상을 삐딱하게만 보던 박해영은 점차 형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그들의 간절함을 놓치지 말아 주세요

1999년, 대구에서 한 소년이 황산 테러를 당하게 된다. 온몸에 화상을 입고 결국 49일만에 사망하게 되지만, 범인은 끝내 잡지 못한 채 공소시효가 만료되어 영구미제로 남게 되었다. 그 외에도 화성 연쇄 살인 사건, 개구리 소년 실종 등 미제 처리된 사건은 수없이 많지만, 결국 사람들의 기억에서는 잊혀갔다. 하지만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수 십 년이 흘러도 여전히 그 억울함을 기억하고 있고, 이러한 상황을 야기한 범인은 제대로 된 처벌도 없이 살아갈 것이란 생각에 비통해한다.

시그널은 이러한 피해자 가족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희망으로 기획되었다고 한다. 절대 희망을 놓지 않고, 작은 단서라도 한 번 더 생각하고 관심을 기울여 이러한 장기 미제 사건이 줄어들기를 바란다.

 

사카구치 켄타로가 연기하는 박해영

일본에서 tvN 원작인 시그널을 리메이크한 드라마가 있다. 제목은 시그널-장기 미제 사건 수사반으로 드라마 본편과 스페셜, 극장판이 있다. 방영 전에는 일본 드라마 특유의 과장된 연기가 원작과 어울리지 않고, 주요 주인공들의 연기력이 중요한 작품인데 그것을 잘 살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사람들의 우려가 있었다. 또한, 원작 시그널에서 다룬 내용들이 국내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이기 때문에 리메이크 작품에서는 일본에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많은 각색이 필요한 것은 아닐지 걱정하는 이야기도 나왔다.

다행히 1화 방영 후, 원작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려냈고, 배우들의 연기도 호평을 받았다. 또한, 그동안 다른 리메이크 작품들과 다르게 원작에서 다루던 사건들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작과 다른 부분도 있는데, 예를 들면, 사에구사(박해영, 사카구치 켄타로 분)와 사쿠라이(차수현, 키치세 미치코 분)의 관계가 있다. 원작에서는 경력이 있는 차수현이 박해영을 이끌어 주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반면, 리메이크작에서는 사에구사를 중심으로 사쿠라이는 보조역으로 나온다.

첫 화 시청률이 9.7%로 집계되었는데, 시청률 선방애 기여한 요소 중 하나에 방탄소년단도 있다. 드라마 주제가를 부른 가수가 방탄소년단으로, 드라마를 챙겨보지 않는 K-pop 팬들 중에 주제가를 부른 가수를 보고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는 사람이 상당수 있다고 한다.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시청률이 감소하여 결국 평균 시청률 7.7%로 마무리 지었다. 평균 시청률에 비해 SNS 등의 시청자 반응은 상당히 높은 편이기 때문에 메이저 방송이 아닌 점과, 방영 당시 일본인 드라마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녹화한 후 광고 방해 없이 보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녹화 시청자가 다수일 것이라는 평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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